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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궁금 초대형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이미지가 안보인다면 새로고침을... *

 

10여년 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운석이 떨어졌던 사건, 기억하는가?

 

첼랴빈스크 상공 30km 지점에서 공중 폭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가 지상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이 첼랴빈스크 운석의 크기는 대략 직경 20미터 정도였다.

 

위 짤은 직경 370미터 짜리 운석이 뉴욕시에 떨어질 경우를 시뮬레이션 한 것.

운석 크기가 수백미터 단위가 되면 지상에 직접 떨어져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중생대 말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은 대략 직경 10-15km 정도로 추정된다.

 

이 운석은 K-T 대멸종의 원흉으로 꼽히는데, 이때 조류를 제외한 공룡이 전멸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정도 규모의 운석은 해일, 지진, 광범위한 산불 등 전 지구적인 재앙을 일으킨다.

 

그럼 직경 수백km 단위의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사실 이 정도 규모가 되면 운석이라기 보단 소행성이라고 불러야 한다.

 

40억 여년 전, 태양계가 생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전히 혼돈의 카오스이던 시절에는

그 정도 크기의 천체들이 실제로 지구와 충돌했었다.

 

그 중 제일 큰 놈은 화성과 비슷한 크기였다고 하는데,

 

그 놈과 지구가 충돌해서 떨어져 나간 파편들이 뭉쳐서 지금의 달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달 생성 관련 가설들 중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설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직경 500km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소행성이 일본 상공을 지나고 있다.

참고로 500km면 일본 본섬인 혼슈의 동서간 너비보다 더 넓다.

 

잠시 뒤 초속 20km의 속도로 소행성은 일본 남쪽 1000km 지점의 바다에 충돌한다.

 

운석이 바다에 떨어지면 해일이 일어나서 해안가 피해가 일어나고 어쩌고 하는 소리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건 위에서 언급한, 상대적으로 작은 운석들의 경우의 얘기고 이 놈만큼 크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일이 일어나긴 하는데, 바닷물이 일어나는게 아니다. 지각 자체가 일어나는 거다.

 

 

여기서 지각이라는 건 맨틀 위에 있는 암석층이다.

 

이놈이 두꺼워봤자 50-60km 정도고, 대양에선 10km 조금 넘는 수준인데

직경이 500km인 물체가 때려박으니 지각 자체가 벗겨져서 일어나는게 당연하다.

 

 

지각 자체가 뜯겨져 나가는데 그 위에 있는 땅덩어리들이 무사할 리가 없다.

지각의 해일에 휘말려 충돌 지점 근처에 있는 일본 열도와 한반도는 땅덩어리 채로 소멸된다.

 

직경 수-수십 km 정도 크기의 암석 파편들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다.

 

 

그 파편들도 대부분 다시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고, 떨어지면서 더 많은 피해를 일으킨다.

소행성이 떨어진 자리에는 가장자리 높이가 7000미터, 직경이 4000km인 거대한 구덩이가 생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만 해도 엄청난 피해지만, 진짜 큰 피해는 따로 있다.

 

초속 20km로 날아온 직경 500km의 거대한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지구에 충돌하며 열 에너지로 바뀌는데

이 열 에너지로 인해 암석 자체가 기화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초고열 암석 증기가 생성된다.

 

물질이 열을 받으면 어떻게 된다? 그렇다. 팽창한다. 이 초고열의 증기가 팽창하며 지구를 뒤덮기 시작한다.

 

 

충돌 후 3시간 만에 암석 증기는 히말라야 산맥에 도달한다.

태양 표면의 온도와 맞먹을 정도로 뜨거운 암석 증기로 인해 산 위의 만년설은 순식간에 증발한다.

 

 

이윽고 암석 증기는 충돌 지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남미에 도달한다.

암석 증기가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고열로 인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나무들이 발화한다.

 

충돌 후 하루 만에 지구 전체가 암석 증기로 뒤덮히게 된다.

 

이 상태는 약 1년간 지속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구 상의 모든 생물들은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환경에서 바다라고 무사할 수 없다.

바다 전체가 끓어올라, 초당 5cm라는 무서운 속도로 바다의 수위가 떨어지게 된다.

 

바닷물이 증발해 모두 없어지면, 뒤에 남은 소금도 녹은 후 증발하여 기화한다.

그리고 바다 밑바닥 자체도 뜨겁게 달궈져서 녹기 시작한다.

 

소행성이 충돌한지 1달이 지난 시점에서 지구 표면에 남아있는 건 뜨겁게 달궈진 암석 뿐이다.

 

물론 이 상태가 영원히 가지는 않는다.

암석 증기는 1년 안에 식어서 다시 암석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에 따라 지구의 온도도 다시 내려가게 된다.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면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있던 수증기가 다시 응결하기 시작한다.

응결한 수증기는 이윽고 비가 되어 지구 전체에 내리기 시작한다.

 

바다에 물이 다시 차게 되고, 조건이 맞으면 물에서 다시 생명이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의 수명은 아직 50억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지구에 진정한 끝이 찾아오기 전까지 다시 지구상에 생물이 번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저 정도 규모의 충돌은 지구의 역사 속에 6번 있었다고 한다. (윗 짤 무관)

 

6번 모두가 40억 여년 전, 태양계가 아직 혼돈의 카오스이던 시절이기 때문에

태양계가 어느 정도 안정된 현재는 그런 충돌이 있을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건 글 초입에 언급한 수백미터-수km 정도 규모의 운석들.

이 정도 급의 놈들은 사이즈가 워낙 작아 관측도 힘들어 그 소재를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일 그런 놈들이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으니 안심하자.

운석이 떨어져서 어떻게 될 걱정을 하느니 차라리 로또에 당첨되면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게 더 생산적이다.

 

 

한줄 요약: 존나 큰 소행성이 충돌하면 생물들은 전멸하지만 지구는 그래도 안끝남.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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